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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츠하이머, 발병 수년 전 '혈액 검사'로 예측... "뇌 검사보다 빨라"
간단한 혈액 검사만으로 알츠하이머병(치매) 증상이 나타나거나, 뇌 영상 검사에서 이상이 발견되기 수년 전이라도 향후 발병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하버드 의과대학 양현식 박사 연구팀은 인지 기능이 정상인 노인 317명을 대상으로 혈액 내 특정 단백질 수치와 치매 발병의 상관관계를 분석해 이러한 연관성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접근성이 낮은 고비용의 뇌 영상 검사를 보완해, 일상적인 혈액 검사로 치매 고위험군을 선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해 주목받고 있다.
연구팀은 '하버드 노화 뇌 연구(HABS)'에 참여한 50~90세의 인지 기능 정상 노인 317명을 평균 8년(최장 13.8년) 동안 추적 관찰했다.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알츠하이머병의 생체 지표인 'pTau217(인산화 타우 217)' 단백질의 혈액 내 비율을 측정했다. 이후 뇌 속에 치매 유발 물질인 아밀로이드 베타(Aβ)와 타우 단백질이 얼마나 쌓였는지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을 통해 정기적으로 확인하고, 인지 기능의 변화를 장기적으로 비교 분석했다.
분석 결과, 연구 시작 시점에 혈액 내 pTau217 수치가 높았던 사람은 향후 뇌에 아밀로이드 베타와 타우 단백질이 더 빠르게 축적되는 경향이 나타났다. 뇌 스캔 검사에서 아직 정상(음성) 판정을 받은 그룹이라도, pTau217 수치가 1% 증가할 때마다 향후 뇌에 치매 유발 물질이 쌓여 양성으로 전환될 위험이 1.4배(위험비 1.40) 높아졌다. 반면, pTau217 수치가 하위 3분의 1에 속하는 매우 낮은 그룹은 6년 뒤에도 98%가 뇌 스캔에서 정상 상태를 유지하며 치매 유발 물질이 쌓이지 않은 것으로 관찰됐다.
연구진은 뇌에 치매 유발 물질이 쌓이기 전에, 혈액 내 pTau217 수치가 먼저 증가하는 경향을 발견했다. 즉, 뇌 스캔에서 이상이 발견되기 전부터 혈액 검사로 치매 진행을 예측할 수 있는 경고 신호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결과적으로 혈액 내 pTau217 수치가 극히 낮은 노인의 경우, 향후 수년간 치매 유발 물질이 축적되거나 인지 기능이 저하될 위험이 매우 낮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번 연구의 교신 저자인 양현식 박사는 초기 치매 진단에서 혈액 검사의 실용적 가치를 강조했다. 양 박사는 "과거에는 뇌 스캔을 통한 아밀로이드 축적 확인이 치매 진행의 가장 초기 징후라고 여겨졌으나, 이제는 혈액 내 pTau217 수치를 통해 뇌에 뚜렷한 이상이 나타나기 수년 전부터 발병 위험을 감지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이러한 혈액 기반 선별 전략은 알츠하이머병 전임상 단계에 진입하는 노령층을 식별해 내어 예방 임상 시험과 조기 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Plasma phosphorylated tau 217 and longitudinal trajectories of Aβ, tau, and cognition in cognitively unimpaired older adults: 인지 기능이 정상인 노인에서 혈장 인산화 타우 217과 아밀로이드 베타, 타우, 인지 기능의 종단적 궤적)는 지난 4월 14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온라인판에 게재됐다.